지난 7월 배터리 열 관리 소재, 특히 '방염 소재'에 대한 포스팅을 진행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방염소재' 중 '에어로젤'을 제조, 판매하는 Aspen Aerogel에 대해 정리해보았습니다. 회사는 22년 매출 1억 8,036만 달러, 영업 적자 7,924만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23년 영업 적자는 지속될 것으로 보이나, 24년 가이던스는 매출 5억 달러 이상, 영업이익 7,500만 달러 수준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이자 비용이나 법인세 부담이 거의 없는 상황으로, peer P/E인 31.3배를 적용하면 현재 주가에서 x5.4배 수준의 upside가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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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mmary
회사는 ‘단열(=열 차단)’ 기능이 뛰어난 소재 ‘에어로젤’을 대량 생산하고, end user가 이용하기 편리하게 가공하여 판매하는 기업.
회사는 크게 두 분류의 고객에게 에어로젤을 판매하고 있음:
에너지 산업군 (Energy Industrial, 이하 EI): 석유화학/정유소/발전소 등에서 고온/저온 공정 장비에 단열재를 부착해 공정 효율을 높이고자 하는 needs를 가짐
전기차 OEM 혹은 배터리 OEM (EV Thermal Barrier, 이하 TB): 배터리 Cell에서 발생하는 화재 전파를 막는 방염소재에 대한 needs를 가짐
분석 결과, 투자 포인트는 다음과 같음:
EI 사업: 매출이 견조하게 증가하고 있고, 매출총이익률이 안정화되며 훌륭한 cash cow로 자리잡음.
TB 사업: 시장이 본격적으로 개화하고 있고, 핵심 고객인 GM의 23년 하반기, 24-25년 전기차 출하량이 급격하게 증가할 전망. 이에 수혜를 입어 회사의 매출도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
(고객 다각화) 24년부터 새로운 상용차 고객에게 납품을 시작하며, 25년까지 2-3개의 OEM 고객을 추가 확보할 계획.
(영업 해자) ‘안전’에 직결되어 있어 솔루션을 쉽게 바꾸지 않음. 따라서 기존 고객에게서 반복적인 매출이 발생할 가능성 높음.
(기술 해자) 제조 난이도가 높아 같은 에어로젤 제조 기업이 침투하기 어렵고, 동일한 성능의 다른 소재 대비 가볍고 얇다는 장점을 가짐.
(규제 환경) 24~25년 중 EU, 미국 등에서 전기차 배터리 안전에 관한 법률 혹은 권고안이 발표될 것으로 보임. TB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할 가능성이 높음. 이에 따라 기존에 없던 TB 시장이 폭발적인 속도로 개화할 것으로 전망.
다양한 financing channel을 확보해 턴어라운드 이전에 필요한 유동성을 융통할 수 있음.
전략적 투자자 Koch Industry는 회사의 지분 22.5%를 확보했고 향후 추가 financing 의지가 있음 (~100M $)
아직 발효되지 않은 GM의 Term loan (~100M $)
미국 Department of Energy의 저리 대출 프로그램 (자국 배터리 공급망 대상)
누적된 영업 적자로 인해 주가가 가이던스 기준 저평가되어 있음. 턴어라운드 과정에서의 실적 upside, 규제 환경 변화와 전기차 시장의 높은 프리미엄이 반영될 경우의 밸류에이션 upside를 모두 가지고 있어 유의미한 투자 기회라고 판단.
Risk는 다음과 같음:
EI 사업: 내년부터 시작되는 위탁 생산이 성공적이지 못할 경우, 매출, 마진, 브랜드 이미지 모두에 타격이 있을 수 있음.
» 올해 초부터 직원을 파견하여 직접 전체 공정을 관리하고 있으며, 최적화 작업까지 완료 중. Quality assessment는 회사가 직접 진행하여 제품에 대한 신뢰성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
TB 사업: GM의 Ultium platform 전기차 생산 스케줄이 밀릴 경우 턴어라운드 시점이 늦춰질 수 있음.
» 24년 신규 상용차 OEM 고객 확보. 고객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며 매출 의존도를 낮추고자 영업에 집중하고 있음. 또한, 전반적인 전기차 생산량은 결과적으로 증가할 것이므로 exit 시점이 늦어질 수 있다는 risk로 이해할 수 있음.
0. Aspen Aerogel은 무엇을 하는 기업인가?
회사는 ‘단열(=열 차단)’ 기능이 뛰어난 소재 ‘에어로젤’을 대량 생산하고, end user가 이용하기 편리하게 가공하여 판매하는 기업.
회사가 판매하고 있는 ‘에어로젤’이란 무엇인가?
나노입자를 용매에 넣게 되면 처음에는 입자들이 제각각 분산되어 있는 ‘sol(솔)’ 상태를 형성함.
시간이 지나고 특정 조건으로 나노입자와 용매를 교반하게 되면, 나노입자끼리의 인력으로 인해 나노입자가 복잡한 3차원 네트워크 구조를 형성하게 됨. 나노입자의 3차원 구조 사이사이에 액체 용매가 들어가 있는 형태로 해석할 수 있음. 이를 ‘gel(젤)’ 상태라고 함. (이 때 용매가 물이면 바이오 산업에서 많이 언급되는 ‘hydrogel(하이드로젤)’)
액체 상태인 용매가 기체 상태, 즉 ‘air(공기)’로 치환될 경우 이를 ‘aerogel(에어로젤)’이라고 함.
정리하자면 고체 나노입자의 3차원 네트워크 사이사이에 기체가 차 있는 물질을 ‘에어로젤’이라고 함.
‘에어로젤’은 어떻게 제조하는가?
일반적인 제조 방법은 아래와 같음:
고체 나노입자와 액체를 혼합해 sol(솔) 상태를 만들고, 특정 조건으로 교반하여 gel(젤)로 변환 (이를 sol-gel 기법이라고 함)
이후 초임계 추출(Supercritical extraction) 방식으로 나노입자 3차원 네트워크 사이사이에 위치한 액체를 추출
액체를 추출하기 위해 단순히 온도를 높여 끓이는 방법을 이용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라는 질문을 할 수 있음. 그 이유는 다음과 같음:
액체 상태에서는 이를 구성하는 분자간의 인력이 강함. 구성하는 분자끼리 서로 끌어당긴다는 의미
마찬가지로 액체 분자와 고체 나노입자 사이에도 인력이 존재함. 이를 ‘표면장력’이라 함.
단순히 액체를 끓이게 될 경우 나노입자 표면에 남아 있는 분자들이 표면 장력으로 나노입자들을 잡아당기게 됨. 이로 인해 3차원 네트워크가 쪼그라들면서 ‘무너진 에어로젤’이 되며, 이 경우 물질의 특성을 원하는 대로 조절할 수 없어 신뢰성 있는 제품을 만들 수 없음.\
이러한 이유로 액체를 끓여서 추출하지 못하고, ‘초임계 추출(Supercritical extraction)’이라는 어려운 방법을 이용해야 함. 초임계 추출이란 다음과 같음:
아주 높은 압력, 온도 조건에서는 액체와 기체가 구분되지 않는 초임계 유체 (Supercritical fluid)가 형성됨.
(위 그림 ②번 과정) 온도가 높아지면 분자의 운동이 빨라짐. 이에 따라 분자의 운동 에너지가 분자 사이의 인력보다 훨씬 커지면서 독자적인 행동을 하기 시작함. 온도만 높일 경우 인력보다 강해진 운동에너지로 인해 액체가 기화됨. 이 때 부피가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표면장력이 극대화되고, 앞서 언급한 대로 나노입자 네트워크를 무너뜨리는 이유가 됨.
(위 그림 ③번 과정) 이 때, 압력을 같이 높이면 분자 사이의 인력은 점점 줄어들지만 액체 상태를 유지할 수 있게 됨. 분자끼리의 결속력으로 뭉쳐 액체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아닌, 외부의 힘에 의해 억지로 같이 낑겨있는 형태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쉬움.
그렇게 온도와 압력을 계속해서 같이 높이다 보면 어느 순간에는 기체인지, 액체인지 구분할 수 없는 상태가 됨. 이를 ‘supercritical fluid – 초임계 유체’라고 함. 이 상태에서는 표면장력이 0에 가까워짐.
이 때 온도를 유지하면서 압력을 순간적으로 낮추면, 3차원 네트워크 안에 있는 초임계 유체가 빠져나오고, 남아있는 분자들은 기체 상태로 변환됨. 이로서 3차원 네트워크 사이사이에 기체가 들어가 있는 ‘에어로젤’이 완성됨.
전반적인 프로세스를 살펴보면, Supercritical extraction 과정은 상당히 난이도가 높음. 또한, 고온/고압을 형성하기 위한 CapEx를 요구하기 때문에 에어로젤을 제조하는 기업은 많지 않음. (리서치에 따르면 회사 포함 Armacell, Cabot Corporation, Guangdong Alison Hi-Tech 정도의 기업만이 에어로젤을 대량 생산해 납품하고 있음.)
또한 고온, 고압 조건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제조 공정에서 발생하는 고정비 비율이 높음. 장비에 적은 양의 원재료를 넣어도 같은 공정 비용이 발생하게 됨. 고정비가 높아 에어로젤 제조 기업에는 강한 영업 레버리지가 있을 것으로 판단됨.
회사는 에어로젤을 대량 생산하는 기술을 확보하였고, 2008년부터 제조해 납품하고 있음. 납품하고 있는 주요 end user는 다음과 같음.
에너지 산업군 (Energy Industrial, 이하 EI): 석유화학 기업이나 정유소의 경우 높은 온도를 유지해야 전반적인 공정 효율이 확보되고, 공정 장비를 단열해야 사업장 전체의 안전이 확보되기 때문에 단열재가 필요함. LPG/LNG 기업들의 경우 낮은 온도를 유지해야 기체 상태의 천연가스를 안전하게 운반할 수 있어 단열재가 필요함. 에너지 산업군 사업은 과거부터 회사의 핵심 사업이었고, 22년 매출은 1억 2,400만 달러 (약 1,600억 원, 전체 매출의 68%).
전기차 OEM 혹은 배터리 OEM (EV Thermal Barrier, 이하 TB): 21년부터 배터리용 열 차단막(Thermal Barrier) 제품을 판매하고 있음. 회사는 에어로젤을 얇고 균일하게 만드는 데 성공했고, 각형/파우치형 cell 사이에 배치해 화재 전파를 막는 Thermal Barrier 솔루션을 개발함. GM과 Toyota에 해당 제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2024년부터 유럽의 새로운 상용차 기업에 제품을 납품하게 됨. 전 세계 자동차 OEM들에 프로토타입을 제공하고 평가하는 단계에 있음. 22년 매출은 5,500만 달러 (약 715억 원, 전체 매출의 32%).
이제 다음 포스팅에서는 각각의 사업에서 Aspen은 어떤 성과를 내고 있고, 앞으로 어떤 성과가 기대되는지 설명하고자 함.
** 작성자는 회사의 지분을 일부 보유하고 있으며, 해당 글은 투자 권유가 아닌 개인적인 분석 글임을 명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