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y 분석 시리즈
Equity | Joby (1) 왜 AAM에 주목해야 할까?
Highlights
빠른 속도와 이를 통한 인구 과밀화 해소 등의 이유로 AAM 산업은 분명한 가치를 가지고 있음.
모빌리티 폼 팩터의 변화와 과거 역사의 변화를 고려할 때, AAM 기술을 확보하는 것은 패권의 중요한 요소. 드론 시장을 중국이 점유하며 미국이 유인 AAM 기체 개발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
각종 조건에 따라 전동 수직 이착륙 기체 eVTOL이 개발되는 시점부터 AAM 시장이 본격적으로 개화할 것으로 전망.
구체적인 스케줄은 2번째 포스팅에서 자세히.
AAM은 무엇인가?
AAM은 Advanced Air Mobility의 약자로, 한국어로 번역하면 ‘선진 항공 모빌리티’입니다. 국내 언론에서는 주로 UAM (Urban Air Mobility, 도심 항공 모빌리티), 에어 택시와 같은 다른 용어들로 설명하곤 하는데요. 아래 그림처럼 AAM은 UAM, 에어 택시를 비롯해 원거리 물류 이동까지 포함하는 보다 넓은 의미의 용어입니다.
이번 Joby aviation 분석 포스팅에서는 포괄적인 용어인 AAM을 사용하도록 하겠습니다.
SF적 요소가 많이 가미되어 있으나, 궁극적으로 AAM이 일반적인 이동 수단이 되었을 때의 모습을 스타워즈의 한 장면에서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AAM 시장 개화는 예견된 미래.
영상에서 볼 수 있듯, AAM 시장의 개화는 SF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상상 속의 이야기 같습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얼마 전 미국 교통부(DoT, Department of Transportation)에서 AAM 컨소시엄을 구축하면서 시장 개화가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심지어 몇몇 기업들은 AAM을 위한 비행기 개발 완료 단계에 접어들면서 가까운 거리도 하늘길로 이동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조성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표면적인 변화들이 실질적인 시장 개화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이해관계자들의 강력한 동기가 필요하고, 이를 뒷받침할 기술력이 있어야 합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먼저 AAM 시장을 개화시켜야만 하는 이해관계자들의 동기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빠르다! 교통 체증의 걱정도 없다!
서울 시내의 자동차 평균 주행 속도는 20km/h 수준입니다. 또, 전국 고속도로 자동차 평균 주행 속도는 약 90km/h 수준입니다. 이동이 집중되는 (그래서 내가 이동할 가능성이 많은) 시간에는 4-50km/h 수준까지 떨어집니다.
AAM 기체 개발사들이 제안하는 속도는 200km/h 수준입니다.
비행기는 고도를 바꿀 수 있어 이동량이 아무리 많아도 교통 체증에서 자유롭습니다. 앞에 비행기가 있다면 멈추지 않고 고도를 높여서 이동하면 충분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공항의 운영이 여정 시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인구 과밀화 해소 → 부동산 및 팬데믹 문제 해소
빠른 교통 수단은 동일한 인프라를 더 멀리서 접근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대도시의 인프라에 접근하는데 용이한 범위가 넓어지면서 수도권에 몰려 있던 사람들이 더 많은 지역에 퍼져 살게 됩니다.
유사한 교통 수단으로 기차가 떠오릅니다. 다만 기차는 철로를 깔아야 하기 때문에 확장 비용이 높습니다. 이에 따라 hub가 아닌 지역에 기차역을 세우는 것이 어렵습니다. 하지만 AAM의 경우 간단한 ‘버티포트’ 인프라만 있으면 충분합니다. 구석구석 확장하는 것이 훨씬 쉽다는 것이죠.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인구가 적은 곳까지도 AAM의 손길이 쉽게 뻗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과밀화 문제가 해소되면 부동산 문제가 해소될 수 있습니다. 특정 지역에 집중되었던 부동산 수요가 분산되며 가격이 하락합니다. 사람들에게는 새로운 소비를 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기며 또 다른 경제 성장의 계기가 됩니다.
팬데믹 문제 역시 완화됩니다. 빌 게이츠 아저씨는 지나치게 과밀화된 도시 때문에 전염병은 더 빠른 속도로 퍼져나갈 것이라는 우려를 표시하곤 했습니다. AAM을 통해 분산된 인구 밀도는 앞으로 발생할 팬데믹의 효과적 대응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폼 팩터의 변화는 항상 커다란 정치/경제적 파급 효과를 가져온다.
모빌리티 영역에서 폼 팩터의 변화는 시대의 변화를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선사 (도보) → 고대/중세 (말) → 근대 (증기 기관차) → 현대 (내연 기관차, 비행기)로 이어지는 흐름에서 교통 수단의 변화는 정치/경제적으로 큰 변화를 이끌었습니다.
교통 수단의 top technology를 확보한 제국은 세계에서 엄청난 영향력을 가집니다. 항공모함과 전투기를 가진 현재의 미국이 그렇고, 증기 기관차를 필두로 산업 혁명과 강력한 해군을 만든 영국, 세계에서 가장 말을 잘 다룬 몽골까지. 교통 수단과 패권은 강력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역사가 증명합니다.
모빌리티의 파급력은 두 가지 다른 영역에서 발생한다고 생각합니다.
군사적 역할
상대가 따라오지 못하는 빠른 모빌리티 기술을 확보하면 상대가 대응하기 전에 치명적인 피해를 입힐 수 있습니다. 앞으로 남은 영역은 우주, 그리고 깊은 바다 정도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주요 패권국은 각 부문 기술 개발을 위해 큰 돈을 지출하고 있죠.
일상적 역할
구성원들의 시간 효율이 극대화됩니다. 다르게 이야기하면 생산성에 유의미한 변화가 발생하게 됩니다.
조선 시대에는 과거 시험을 보러 1달을 걸려 이동했었죠. 동일한 시대 영국에서는 같은 거리를 기차를 통해 3시간에 이동합니다. 같은 능력을 가진 사람이라면 절약한 1달 동안 또 다른 가치를 만들어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게 20세기 조선은 18세기 영국과 비교해도 부족한 사회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물류의 효율도 바뀌게 됩니다. 필요한 물건이 빠르게 공급되며 사람들에게 또 다시 새로운 시간이 주어집니다.
일상적 역할에서의 새로운 변화의 대표적인 예시가 자율 주행입니다. 이동하는 시간동안 운전하지 않고 휴식을 취하거나 다른 생산적인 일을 할 수 있게 된다는 논리입니다. AAM은 여기에 ‘시간 자체의 단축’이라는 효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이동 시간 자체가 유의미하게 줄어들면서 사회 전반의 생산성이 증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미국 - 중국의 패권 다툼
이러한 흐름에서, 중국은 물류에서 강력한 힘을 발휘한 ‘무인 드론’ 시장을 빠르게 점령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아래는 2021년 기업별 드론 시장 점유율입니다. 중국 기업이 80%를 확보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인텔이 2위라는 사실도 조금 놀랍네요.)
하지만 드론은 작고, 사람이 타지 않습니다. 추락의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작죠. 사람이 탑승하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기체는 더 커지므로 추락했을 때 지상에 있는 사람들에게 발생할 피해는 더 커집니다. 따라서 여객용 기체는 드론보다 높은 수준의 기술력을 필요로 합니다. 여객용 기체에서의 헤게모니를 확보하게 되면 저절로 ‘우리가 항공 기술 짱이야’라고 이야기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그래서인지 미국 공군은 agility prime이라는 프로그램을 개시하여 여객용 기체를 개발하는 스타트업들에게 공군 파일럿, 테스트 비행 장소, 예약 주문 등 각종 혜택을 제공합니다. 덕분에 Joby aviation, Archer aviation, Beta technologies 같은 미국의 AAM 기체 개발사들은 각종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었습니다.
어떤 최첨단 기술 산업이 그렇지 않겠냐만은, 1-3번에서와 같이 AAM 산업이 개화해야 하는 당위성은 충분합니다. 하지만 여기에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이 겹치면서 실현되는 속도가 훨씬 빨라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 미래는 언제 오는가? = 기체 개발이 완료 시점부터
증기 기관차가 개발 단계에 있을 때 철도를 깔려고 하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기차를 운영하려는 사람도 없었습니다. 모든 것들이 증기 기관차가 발명된 후에 성장했습니다. AAM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AAM을 현실에 가져다 줄 기체의 발명이 시장 개화의 신호탄일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이러한 사실을 입증하듯 2019년 ‘운영사’ Uber는 그들의 UAM 사업부인 Uber Elevate를 ‘기체 개발사’ Joby aviation에 매각합니다. Uber elevate는 UAM의 개념을 정의하고, 이를 수행하기 위한 각종 infrastructure에 대해 심도 깊게 논의한 세계 최초의 조직입니다. 하지만 그들이 아무리 다양한 컨셉을 내놓고, 인프라를 준비한다고 하더라도 이를 실현할 기체가 없으면 무의미함을 깨달은 것이죠.
기체 개발 완료가 신호탄이라는 가정 아래, 이제 크게 두 가지 질문이 남습니다.
1) 어떤 기체가 AAM을 실현할 수 있는가? = eVTOL!
AAM은 기본적으로 하늘 공간을 활용해 ‘도시 접근성’을 확보하고자 합니다. 도심, 부도심 등 도시의 요충지에 공항이 위치해야 하는 것이죠. 주변에 높은 건물이 있고, 땅값이 비싸므로 긴 활주로가 필요한 기존의 항공기는 활용할 수 없습니다.
결과적으로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기체가 필요합니다. 대표적인 예시가 헬리콥터입니다. 하지만 헬리콥터는 지나친 소음으로 도시 안에서 활용되기 어렵습니다. 헬리콥터의 소음은 커다란 프로펠러에서 나옵니다. 프로펠러가 커질수록 소음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죠.
그래서 사람들은 여러 개의 프로펠러로 동력을 나누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소형 프로펠러 여러개를 활용한다면 소음이 효과적으로 줄어들게 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내연 기관을 활용할 때에는 프로펠러를 나누는 것이 어렵습니다. 프로펠러마다 내연 기관을 하나씩 배치해야 해서 기체가 무거워지고, 프로펠러의 회전 속도를 독립적으로 제어하기 어려워 비행의 안정성 확보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래서 전기를 활용한 Dispersed Electric Pulsion (DEP) 시스템이 제안됩니다. 전기 모터는 단순히 전류로 움직임을 제어할 수 있기 때문에 동기화된 프로펠러의 움직임을 확보할 수 있죠. 이처럼, 전기 동력을 활용해서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기체를 ‘electric vertical take off and Landing’ (eVTOL)이라고 부릅니다.
결론적으로, eVTOL 기체 개발 완료 시점이 AAM 시장 개화의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2) 그럼 그 기체는 언제 개발이 완료되는가? (구체적으로 몇 년도에?)
이와 관련해서는 다음 포스팅에서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