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y 분석 시리즈
Equity | Joby (2) 왜 '지금'일까?
Highlights
eVTOL 개발 단계에서 취득해야 하는 인증은 형식 인증과 생산 인증
형식 인증 과정 중 정량적인 평가 기준을 세우는 Means of Compliance(MoC) 과정이 가장 까다로울 것으로 판단됨.
현재 eVTOL 개발사들은 형식 인증을 진행하고 있으며, Joby는 MoC를 마무리하였음. Archer와 Lilium은 MoC 진행 중
eVTOL 기체는 무거운 배터리를 감당하기 위해 굉장히 가벼운 frame을 요구하며, 이에 따라 탄소 복합재인 CFRP를 프레임으로 활용. CFRP 공정 과정의 난이도는 상대적으로 높아 생산 인증 과정 역시 까다로울 것으로 전망.
지난 포스팅에서 AAM 시장은 eVTOL 기체 개발이 완료되는 시점에 개화될 것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이제 ‘완료 시점이 언제인가?’라는 질문을 해결해야 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2024년 2-3분기부터 개발 완료에 성공하는 기업이 하나 둘씩 나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그 근거를 제시하고자 합니다.
eVTOL은 기존에 없던 새로운 형태의 항공기이기 때문에 안전하게 비행할 수 있는지 검증하는 인증 단계를 거쳐야만 합니다. 제약 산업에서 새로운 의약품을 사용하기 위해 임상 시험을 통과해야 하는 것과 비슷한 과정입니다.
eVTOL 인증 process
eVTOL이 상용 항공기로서 활용되기 위한 인증 프로세스는 아래 그림과 같이 크게 네 단계로 이루어집니다. 첫 번째 단계는 설계된 eVTOL이 공학적으로 안전한 비행이 가능한지를 확인하는 형식 인증입니다. 형식 인증을 받고 나면, 그 규격에 맞게 eVTOL을 생산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생산 인증 단계를 거칩니다. 여기까지가 ‘기술 개발 단계’라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저는 생산 인증까지 성공하는 것을 eVTOL 기체 개발 완료의 기준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 다음에는 인증을 받은 기업이 새로 생산한 기체가 실제로 형식 인증에 잘 맞는지, 그래서 안전한 비행이 가능한지를 확인하는 감항성 인증을 받아야 합니다. 100대를 생산한다면 총 100번의 독립적인 감항성 인증을 받아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마지막으로, 이렇게 생산된 비행기를 조종하고, 유지/보수할 수 있는 운영의 인증을 받아야 합니다. 감항성 인증과 운영사 인증 단계의 경우 기체 개발이 완료된 뒤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이므로 저는 ‘사업화 단계’라고 구분합니다.
미국에서는 FAA(Federal Aviation Association), 유럽에서는 EASA(European Union Aviation Safety Agency)가 인증 과정을 감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각 국의 인증 단계를 마치면 cross 인증이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인증에 성공하면 상대적으로 쉽게 유럽에서도 인증을 취득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FAA와 EASA의 인증 과정은 전반적으로 흡사하므로, 이번 포스팅에서는 미국 FAA 인증 과정을 중심으로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형식 인증 과정
형식 인증의 과정 아래 그림과 같이 5단계로 나누어집니다. 먼저 어떤 비행 기체를 만들고 있고 어떤 안전 규칙이 적용되어야 하는지를 결정하는 certification basis 단계를 진행합니다. 날개의 개수, 프로펠러의 개수, 탑승자 수, 기체의 외형 등 기체 자체의 특성을 결정짓는 단계입니다.
두 번째 단계에서는 Basis에서 설명한 기체가 안정적으로 비행할 수 있음을 어떤 정량적인 데이터를 활용해 증명할지 결정합니다. 이 단계를 Means of Compliance (이하 MoC) 단계라고 합니다. 날개가 2개이고 프로펠러가 6개인 새로운 기체 형태를 Basis에서 제안했다면, MoC에서는 강한 바람 조건 하에서 프로펠러가 느끼는 압력, 날개에 가해지는 힘, 최대 및 최소 프로펠러 회전 속도 등이 어떤 수치 안에서 움직여야 하는지 결정합니다.
세 번째부터 다섯 번째 단계에는 개발한 eVTOL이 실제로 Basis와 MoC에서 구축한 정량적인 기준을 만족시키는지 확인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MoC를 구축하는 과정이 가장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수정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MoC에서 eVTOL의 무게를 500kg 수준으로 정의했는데 실제로 제작하니 650kg 수준으로 확인되는 상황을 가정해보자면.. 기체의 무게 500kg을 650kg으로 수정하는 것 뿐만 아니라 이에 따른 다른 변수들까지 전부 수정해야 합니다. 무게가 증가했으니 배터리 용량, 비행 범위, 프로펠러의 최대 회전 수 등이 대대적으로 바뀌어야 하죠. 즉, 하나의 중요 변수가 바뀌게 되면 나머지 변수 역시 공학적으로 말이 되도록 수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르게 이야기하면 정교한 시뮬레이션 기술을 확보하고, 동일한 크기의 프로토타입을 제작해 아주 많은 테스트 비행 데이터를 축적한 기업만이 올바른 MoC를 만들 수 있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테스트 비행 데이터가 부족한 기업이 MoC를 완료했다면, 대대적인 수정 과정이 중간중간 필요할 것이라고 추측해볼 수도 있겠습니다.
* 주요 기업들의 형식 인증 현황
상장사인 Joby, Archer, Lilium의 현재 인증 상황은 위와 같습니다. 지금은 MoC를 완료하고 Plan을 빠르게 진행중인 Joby가 가장 앞선 것으로 확인됩니다. Archer와 Lilium의 경우도 23년 내에 MoC를 완료할 것으로 보입니다. Step 3~5는 상대적으로 수월할 것으로 보여, 상장 3사는 24년 2-3분기 내에 형식 인증 완료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Archer, Lilium의 MoC 승인은 상대적으로 높은 리스크를 수반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 포스팅에서 좀 더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생산 인증 과정
아직까지 대부분의 기업이 형식 인증 과정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입니다만, 저는 개인적으로 생산 인증 과정까지 지금부터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형식 인증만으로도 한 번의 주가 shooting을 기대해볼 수 있겠지만, 형식 인증 이후 얼마나 빠르게 실적으로 연결되는가는 생산 인증까지 고려해야만 합니다.
오히려 저는 생산 기술에서 보다 강력한 해자가 발생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압축하자면 ‘생산이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VTOL은 기존 항공기 대비해서 굉장히 작고, 배터리 무게를 감당해야 하기 때문에 육중한 알루미늄 프레임을 활용할 수 없습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기업들이 제안하고 있는 기체의 무게가 전기 자동차와 유사한 수준이라는 점입니다. (Joby S-4 1,723kg v/s Tesla Model 3 1,750~1,830kg) 이에 따라 eVTOL 개발사들은 가벼우면서도 높은 강도를 가지는 탄소 복합재를 활용할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위에 언급한 상장 3사는 플라스틱에 카본을 섞은 carbon-fibre reinforced plastic(CFRP)을 프레임을 위한 재료로로 제안하고 있습니다.
CFRP의 경우 기존 항공기를 제작하는 Airbus 등에서도 활용하고 있으며 전체 기체가 아닌 날개 부분에 부분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됩니다. 가격이 비싸다는 점, 가공의 난이도가 높다는 점 때문에 전체 기체에는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참고: CFRP 가공 난이도) CFRP의 경우 가공 과정에서 기포, 혹은 void가 발생할 수 있는데 이로 인해 기계적 강도가 크게 약해질 수 있습니다. 또, 가공 과정에서 플라스틱이 경화되며 수축하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제작하는 CFRP의 크기가 클수록 수축하는 과정에서 재료가 깨질 염려가 커지게 됩니다.
그런 측면에서 22년 4분기 Joby aviation에서 ‘autoclaved frame’을 보여준 것은 생산 인증까지 염두에 두고 사업을 영위하고 있음을 주주들에게 나름대로 증명한 셈입니다. Autoclave는 재료의 강도를 확보하기 위해 적합한 온도, 압력, 대기 상태에서 열처리를 진행하는 과정이며, 이 조건에 따라 물성이 판이하게 바뀌게 됩니다. (재료공학자들에게는 악독한 뺑뺑이 조건 잡기의 산물이죠..) 23년 2월에는 Final assembly 진행 중임을 발표하며 생산 기술 역시 빠르게 준비되고 있음을 증명합니다. Lilium의 경우 이제 part 생산 테스트를 시작하고 있고(Shareholder letter p.10), Archer의 경우 주요 part 생산에 성공했다고만 언급하고 있습니다(Shareholder letter p.6).
다시 돌아와서 결론적으로 이야기하자면 형식 인증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충분한 제조 기술이 확보되지 않으면 실적으로 연결되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습니다. 혹은 제조 기술을 확보한 기업만이 단순 인증에 따른 주가 shooting을 넘어서 새로운 기대감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렇다면, 어떤 기업이 형식 인증과 생산 인증에 가장 먼저 성공할까요? 제목에 답이 있으니.. 다르게 질문하면 왜 Joby Aviation이 인증에 가장 근접해있다고 볼 수 있을까요? 다음 포스팅에서 자세히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